• 벽사
    오호... (몸에 묻지 않는 늪이라니, 어떤 기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여본다.) 아, 댄 말이야? 그 녀석은... 그냥 평범하게 포탈을 열고 걸어서 왔다갔다하게 만들 수도 있어. 원하는 방식이 롤러코스터처럼 떨어지게 하거나 튀어나가게 하는 것일 뿐이야. (짧은 비음을 흘리다가 깍지 껴 잡았다.) 전투할 때는 그렇게 하는 게 유용하거든. 근데 그걸 일상에서도 하면 좀 짜증나긴 하지. (슬슬 맞잡은 손을 흔들어보였다.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라 긴장도 했는지 은근하게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기도 했다.) 이제 가볼까?
  • 델렉토 클라모스
    하핫, 그런 거라면 내가 훨씬 기분 좋을 수 있겠군.
    자아, 갈까.나도 다른 사람을 그림자에 '초대'해보는 건 처음이군.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정중히 신사적으로 인사해 보이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의 망토를 펼치더니, 생기는 그림자로 그녀와 함께 그 그림자 아래로 천천히 들어간다.
    그림자 속 기분은 일단 차가웠지만, 몸에 묻지 않는 어느 정도 점도가 있는 물 속...그래, 말하자면 젤리 속이지만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기분이었다.)
  • 둘은 그림자 속으로 이동하여 클라모스의 집으로 몇 분 되지 않아 이동 되었다.
    문을 열지 않아도 되었으며, 그대로 현관에서 그림자 위로 올라왔다.
    익숙한 풍경. 클라모스의 세월감이 느껴지면서도 현대식 건축양식이 함께 섞여있는 그의 펜트 하우스다.
  • 델렉토 클라모스
    쟈쟌~.
    어땠어? 벽사?
  • 벽사
    앗 차거. (무의식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가 한쪽 눈을 뜨고 한 팔을 휘적휘적해본다. 젤리에 빠지면 이런 느낌인가? 클라모스의 집으로 이동하자 남은 눈마저 뜨며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본다.)
    오오~~~ (...) 엄청 느낌 이상한데 나쁘지 않아. 감초젤리 안을 휘젓는 느낌이었어. (이상한 비유를 대며 씨익 웃는다. 손을 부드럽게 빼내고 제 허리춤에 얹은 뒤 모스를 향해 몸을 돌린다.) 안내해주시죠 집주인님~
  • 델렉토 클라모스
    으하핫!! 감초젤리인가!
    좀 더 멋진 비유는 없는 거야? 뭐, 그 편이 너 답지만.
    (모스는 웃으며 벽사를 우선 둘의 친숙한 장소인 거실의 소파와 커다란 벽걸이 TV가 있는 곳으로 안내한다.)

    영화는 네가 골라주고 있어줘.
    먹을 것은 내가 준비해 갈게.(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은 망토를 옷걸이에 걸어두고 부엌쪽으로 간다.)
  • 벽사
    안타깝게도 내 비유력은 그렇게 우아하지 않아. (하핫 웃고는 제 자켓도 옷걸이에 걸어둔다. 소파에 드러눕고 한 번 데굴하다가 다시 제대로 앉더니 리모콘을 잡고 TV를 킨다.) 뭐~가~있을까~ 박쥐는 뭘 가져오려나~~ (흥얼거리더니 대충 영화를 골랐는지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모스를 기다린다.) 나 골랐어~~~ 느와르물 좋아해?
  • 델렉토 클라모스
    (팝콘과 나초,그리고 벽사의 입맛에 맞춘 한국적 과자들을 큰 그릇에 구역별로 나눠서 담아다가 물병과 맥주를 한캔씩, 그리고 얼음컵을 한잔씩해서 쟁반에 얹어온다.)

    호오, 느와르물인가. 좋지.
    그런데 반대로 벽사 너에게는 일하는 느낌이 나는 거 아냐?
    결국은 범인을 잡는 내용 아냐?
    (책상에 쟁반을 내려놓고 벽사 옆에 앉는다. 모스의 무게에 의해, 소파가 깊게 내려앉는다.)